특별 기획: 만나고 싶었습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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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구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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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교수님
대한초음파의학회 이사장 및 회장을 역임하셨던 서울의대 한준구 교수님과 성균관의대 이원재 교수님께서 지난 2월 정년 퇴임을 맞이하셨다. 이번 호에서는 오랜 기간 우리 학회를 위하여 힘써주신 두 분 교수님을 모시고 학회에서의 경험, 최근 한의사 초음파 검사 시행 이슈에 대한 의견 및 후배들을 위한 귀중한 조언을 들을 기회를 가져 보았다.
질문 1. 교수님께서는 대한초음파의학회의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준구 교수님 :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Ultrasonography 창간과 관련된 일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2013년 이사장으로 취임하던 때에는 국문학술지로 “대한초음파의학회지” 를 발간하고 있었는데, SCI 등재 학술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투고 논문 부족이 점점 심각해 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문 잡지로 지속될 경우 학술진흥재단 인정에서도 탈락할 것 같은 막다른 상황에서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영문학술지 전환을 모색하였습니다. 창간해도 될 지 자문을 받기 위해 학회 보직자 몇 명과 함께 당시 의편협 일을 하던 한림의대 기생충학 교실 허선 교수와 KJR 편집위원장을 하던 성균관의대 이경수 교수를 만났는데, 우리는 걱정이 컸지만 두 분의 엄청난 격려와 선동(?) 덕분에 창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유정식 교수에게 편집위원장을 부탁하였는데, 당시 목 디스크 등으로 건강이 안 좋아 초음파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거절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흔쾌히 창간 잡지의 편집위원장을 맡아 열정적으로 일하여 결국 SCIE 등재가 되었고, 2021년 IF 4.725라는 좋은 잡지로 성장하게 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유정식 교수께는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원재 교수님 : 먼저 20년 가까이 우리 대한초음파의학회의 임원으로서 봉사를 할 수 있어서 더 없는 영광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일화를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2013년 세계초음파의학회 학술대회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렸습니다. 좌장을 맡으신 선배 교수님들 몇 분이 페루 마추픽추에 가야 된다고 하셔서 제가 그 분들인 척하고 여러 번 좌장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교수님들이시기에 감히 이런 얘기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학술대회를 코엑스에서 하기 전에는 서울아산병원 강당에서 했었습니다. 학회 임원들이 학술대회 전날에 강당에 있는 의자들을 직접 다 치웠는데 그러면서도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2012년에는 총무이사로서, 2018년에는 이사장으로서 아시아초음파의학회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성공리에 마쳤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질문 2. 한의사 초음파 이슈 등으로 인해 의료에서의 초음파 사용이 더욱 확대 (및 일부 남용)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의료에서 초음파의 역할 및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초음파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준구 교수님 : 의료에서 초음파는 점점 더 청진기와 같은 거의 필수적인 도구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공학의 발전에 따라 기기가 점점 더 소형화 되고 저가 기계가 나옴에 따라 이런 추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진기로서의 초음파의 영역과 high-end diagnostic tool 로서의 초음파는 서로 분리된 영역을 가지고 각자 발전하여 왔고, 앞으로도 더욱 그리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상의학과 의사는 초음파의학을 선도하는 전문가로서 비전문가에 대한 교육을 통하여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높이고 오남용을 방지하는 일에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마다 그 기술들을 이용하여 의료의 지평을 넓혀가는 선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원재 교수님 : 초음파는 의사들이 청진기처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역할과 CT나 MRI와 같은 최첨단 영상기기로서의 역할이 있습니다. 청진기 역할 때문에 오늘날 한의사까지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학회의 역사는 창립 이래 영역 침범을 방어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만, 지금은 타과 의사뿐만 아니라 의사가 아닌 단체로부터 영역 방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대한영상의학회와 같이 영역 방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최첨단 영상기기로서 초음파의 학술적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영상의학과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이 영상의학과 의사로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막중한 의무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3. 위와 연결되는 질문인데요, 교수님께서는 초음파 교육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음파는 다양한 분야의 의사들이 청진기처럼 널리 사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학회의 교육 방향은 향후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한준구 교수님 : 청진기를 우리 몸에 대면 소리가 들리지만, 그 소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해석하기 위해 의과대학에서부터 많은 훈련을 받으며, 청진기를 사용하는 능력은 의사마다 천차만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초음파 역시 손쉽게 접근 및 사용이 가능하고 영상은 일단 나타나지만 그 영상을 제대로 해석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대한초음파의학회는 최고의 초음파영상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초음파를 제대로 사용하고, 오남용을 줄일 수 있도록 기본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넓게 제공하는 것에 우선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간교육자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원재 교수님 : 지금은 여러 과에서 초음파로 환자를 보고 있고 자체적으로 학회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전통과 권위가 있는 우리 학회가 타과 학회들을 선도해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 동안 우리학회는 이제는 청진기와 다름없는 초음파 활용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그 횟수가 많지는 않았더라도 정기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 취지가 높은 수준의 교육을 통해서 양질의 의사를 양성하고, 결국은 국민에게 좋은 의료를 제공한다는 데 있으므로, 우리 학회가 능력이 되는 범위에서 확장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학회의 역량을 이용하여 이러닝 시스템도 현재보다 더 완벽한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최첨단 영상기기로서 학술적 발전을 위한 교육을 우리 학회 회원님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개발하고, 실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4. 다른 영상 modality들의 발전으로 초음파의 역할이 축소되는 분야가 많으며 그에 따라 초음파 관련 연구들이 이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초음파 연구와 관련하여 후배 연구자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지요? 또한 학회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준구 교수님 : 영상의학과 의사의 업무가 점점 더 과중해지면서 업무의 비중이 CT/MR 쪽으로 점점 더 쏠리고, 상대적으로 의사의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 초음파는 기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학협력에 관심을 가지고, vendor에서 새로운 technology를 개발하도록 도움을 주고, 신기술의 임상 적용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향후 초음파 연구의 주된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산학협력은 개별 연구자 차원에서도 하겠지만, 학회가 매개 역할을 하면 좀 더 양측의 교류가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원재 교수님 : 우리 학회가 학술적으로 뛰어나지 못하면 타 학회를 선도할 수가 없으므로 우리 학회의 미래가 달린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초음파에 대한 관심이 CT나 MRI와 비교해서 감소하는 모습이 없지 않습니다.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학회는 세계 수준이지만, 먼저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큰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 학회 임원들의 역할이 매우 큰데, 분야 별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최고 수준의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회원님들이 나머지 사진도 잘 넣어볼 수 있을까요? 필요하면 특별한 장비는 학회에서 장비를 구매해서 회원님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중요한 주제가 있으면 TF팀을 만들어서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하거나, 연구 주제를 공모하여 연구비를 지원할 수도 있겠습니다.
질문 5. 교수님의 퇴임 이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준구 교수님 : 저는 보라매 병원으로 옮겨서 진료를 계속 할 예정 입니다.
이원재 교수님 : 저는 3월부터 KT라는 정보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KT에서 올해 전반기에 새로 헬스 사업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 있는데, 저는 여기서 해외 병원 설립을 지원하고 디지털 헬스와 관련된 연구를 자문하는 역할입니다. 정년 후의 진로로서는 좀 특이한 경우라 하겠습니다만 나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